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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여행

넷플릭스 <마이코네 행복한 밥상> 출연진, 등장인물, 줄거리, 음식 장면, 후기

by 2raveler 2023. 1. 18.

일본의 유명한 영화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지난 1월 12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마이코네 행복한 밥상>을 연출했다는 소식을 듣고 오랜만에 일본 드라마를 챙겨 보게 되었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2018년 영화 <어느 가족>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었고, 작년에는 한국 배우들과 영화 <브로커>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영화 <어느 가족>은 초반에는 다소 충격적(?)인 설정이었지만, 진정한 가족의 의미에 대해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좋은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장소를 찾아가는 두 소녀의 이야기, 마이코네 행복한 밥상

 

이 드라마는 '마이코'가 되기 위해 함께 일본 교토로 올라온 두 소녀의 일상을 잔잔하게 담고 있습니다. 저는 처음에 '마이코, 게이코, 게이샤' 단어가 혼동되었습니다. '게이샤'와 '게이코'(악기 연주, 무용, 시 짓기 등의 일본 전통 예능에 종사하는 전문 여성)는 하는 일은 같지만, 교토에서는 '게이샤'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마이코'는 '게이코'가 되기 위해 준비하는 연습생 소녀를 뜻합니다.

 

드라마를 보다 보니 '마이코'가 되는 것도 쉬운 것이 아니더군요. 수련생으로 먼저 들어가서 실력을 인정받아야 '마이코'로 데뷔할 수가 있고, '마이코'가 경력을 쌓아야 전통예능인으로 인정받는 '게이코'가 됩니다.  

 

마이코네 행복한 밥상

마이코네-행복한-밥상
마이코네-행복한-밥상

  • 장르:  일본 만화 원작 시리즈, 드라마
  • 감독 & 각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 출연진: 모리 나나(키요 역), 데구치 나츠키(스미레 역), 하시모토 아이(모모코 역), 마키타 아쥬(료코 역), 토키와 타카코(아즈사 역) 
  • 구성: 총 9부작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넷플릭스와 함께 한 첫 번째 작품으로 베스트셀러인 일본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합니다. 주인공을 맡은 두 소녀 데구치 나츠키와 모리 나나는 2001년생 동갑내기로 일본에서 차세대 유망주 배우로 주목받고 있다고 합니다. 

 

 

등장인물

1. 키요 

키요
키요

키요와 스미레는 어렸을 적부터 둘도 없는 친구로, 마이코가 되기 위해, 중학교를 졸업한 후, 함께 교토로 올라옵니다. 악기 연주, 꽃꽂이, 무용 등의 마이코가 되기 위한 수련을 열심히 받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실력이 향상되는 스미레와 다르게, 키요는 수업을 못 따라가고, 뒤쳐지기 시작합니다. 몇 개월 후, 키요는 마이코로서의 재능이 없으므로, 다른 일을 알아보는 것이 좋겠다는 통보를 받습니다. 다시 고향으로 내려가기로 마음 먹지만, 우연한 기회에 숙소 사람들을 위해서 요리를 하게 됩니다. 키요의 맛있는 음식은 모든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게 되고, 어엿한 요리사로 거듭나게 됩니다. 키요는 평소에는 나사가 살짝 풀린 것 같지만, 부엌에만 들어가면 눈이 반짝반짝 빛나고, 생기가 돕니다.

 

2. 스미레 

스미레
스미레

스미레는 예전 중학교 수학여행 때, 교토 최고의 게이코인 모모코를 만나고, 마이코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그때부터 모모코는 스미레의 우상이었습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키요와 함께 교토에 온 스미레는 마이코가 되기 위한 수련을 받습니다. 스미레는 마이코로서의 재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엄격하고, 연습도 게을리하지 않는 노력파입니다. 수련생 중에서 실력이 가장 뛰어나서, 예정보다 빠르게 마이코로 데뷔합니다. 

 

 

스미레의 부모님은 스미레가 마이코가 되는 것을 반대하여, 스미레는 허락도 받지 않고 교토에 왔습니다. 스미레의 아버지가 스미레를 다시 데려가기 위해 교토로 왔지만, 결국 스미레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하고 혼자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3. 모모코 

모모코
모모코

모모코는 교토 최고의 게이코로 그녀의 무용은 예술의 경지에 올랐습니다. 모모코 역을 맡은 배우는 하시모토 아이인데, 제가 즐겨보는 <골 때리는 그녀들> 구척장신 팀의 주장 이현이를 많이 닮았습니다. (제가 이현이 팬이어서 그런지 애착이 가는 캐릭터입니다) 사랑하는 남자에게 청혼을 받았지만, 결혼을 하면 게이코를 그만두어야 하는 전통이 있기에 그녀는 망설입니다. 결국 그녀는 청혼을 거절하고 게이코로 남는 힘든 결정을 합니다. 

 

모모코-스미레
모모코-스미레

게이코-마이코 선후배 관계인 모모코와 스미레가 서로를 챙기고, 배려하면서,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모습들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이미 최고의 자리에 올라 열정도 식고, 사랑하는 남자의 청혼도 거절한 모모코는 술을 달고 삽니다. 그러나 마이코 시절의 자신을 똑 닮은 스미레를 보면서, 예전의 꿈과 열정 가득했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시 잡습니다.

 

드디어, 스미레가 마이코로 데뷔하는 날, 선배인 모모코가 직접 입술 화장을 해주면서 격려해 줍니다. 모모코는 스미레에게 너의 엄격함은 큰 재능이라 칭찬하며, 넌 나에게 동생 같은 존재지만, 이제부터는 라이벌도 된다면서 살짝 자극을 주는 모습도 좋았고요.  

 

 

4. 아즈사 어머님 & 료코

아즈사-료코
아즈사-료코

아즈사 어머님은 예전에는 게이코이었지만,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서 딸을 낳고, 게이코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싱글맘으로 딸 료코를 키우며, 마이코 수련 및 숙소, 연회, 바 등의 모든 운영과 관리를 맡고 있습니다. 아즈사 어머님의 딸인 료코는 반항적이고 쌀쌀맞아 보이는 십 대 소녀이지만, 엄마가 자신을 낳고 게이코를 그만두게 된 것에 대해 미안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즈사-타나베
아즈사-타나베

아즈사 어머님은 건축사인 타나베와 오랜 기간 연애를 하고 있습니다. 딸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은 두 사람이 결혼하기를 원합니다. 결혼을 하면 일을 그만두어야 하지만, 마이코들을 위해 그동안 헌신적으로 일을 해온 아즈사였기에, 이제는 개인의 행복을 찾기를 많은 사람들이 바라고 있습니다. 점잖은 중년의 연애도 보기 좋았습니다. 

 

5. 렌 

렌-릴리-프랭키
렌-릴리-프랭키

영화 <어느 가족>에 나왔던 릴리 프랭키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이번 드라마도 함께 참여하였습니다. 말수는 별로 없지만, 배려심이 많은 바텐더 역할을 맡았습니다. 조언이 필요한 사람에게 늘 결정적인 조언을 해주고, 개인의 상황에 맞는 칵테일을 만들어 줍니다. 

 

줄거리

 

키요와 스미레가 마이코가 되기 위해 중학교를 졸업하고 교토로 올라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둘은 마이코가 되기 위한 수련을 받는데, 스미레는 무용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반면, 키요는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고 뒤쳐집니다. 키요는 결국 마이코 수업에서 제외되고, 다시 고향에 돌아가기로 마음을 정합니다. 그러나, 숙소의 요리사 아주머니가 허리를 다치게 되고, 우연한 기회에 키요는 숙소 사람들을 위해 요리를 하게 됩니다. 키요의 평범하지만 맛있는 음식에 숙소 사람들은 푹 빠지게 되고, 이제 이곳의 정식 요리사가 됩니다. 키요가 재래시장에서 들뜬 마음으로 장을 보고, 행복하게 음식을 하는 장면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따뜻해집니다. 

 

스미레-마이코-데뷔
스미레-마이코-데뷔

한편, 스미레는 마이코로서의 재능도 많으며, 성실하게 노력하는 스타일이어서, 스미레의 실력은 일취월장합니다. 스미레는 교토 최고의 게이코인 모모코를 보좌하며, 자매처럼 지내며, 많은 것을 배웁니다. 수련생 중 실력이 가장 뛰어난 스미레는 예정보다 일찍 마이코로 데뷔하게 됩니다. '모모하나'라는 마이코 예명을 받으며, 모든 사람들의 축하 속에 마이코 데뷔식을 치르게 됩니다. 스미레가 마이코가 되는 것을 반대했던 아버지도 딸의 데뷔식에 와서 진심으로 축하해 줍니다. 

 

음식에 담긴 스토리

닭고기덮밥-우동-단팥죽-샌드위치
닭고기덮밥-우동-단팥죽-샌드위치

 

드라마의 제목인 <마이코네 행복한 밥상>인 것처럼 요리사 키요가 정성스럽게 음식을 만드는 장면을 보고 있으면 저도 행복해지는 듯했습니다. 평범한 일본 가정식들이 많이 나오는데 저는 그래서 더 좋았습니다 :) 사진 위쪽 왼쪽에 있는 닭고기 달걀덮밥은 키요가 요리사가 되어서 가장 처음 했던 음식입니다. 키요가 양파와 닭고기가 들어 있는 냄비에 달걀을 풀고 요리하는 장면들이 정말 맛있어 보였습니다.

 

사진 위쪽 오른쪽의 우동은 스미레가 아파서 앓고 있을 때, 키요가 해준 음식입니다. 교토에서는 몸이 안 좋을 때, 우동을 먹는다는 얘기를 듣고, 키요가 시장에서 유부, 가다랑어포, 천연 다시마를 사서 직접 육수를 내어 우동을 끓입니다. 이 우동을 먹고 스미레가 기운을 차립니다. 

 

사진 아래쪽 왼쪽은 단팥죽으로, 키요가 살던 고향에서는 졸업식이나 환송회 때 먹는다고 합니다. 키요와 스미레가 마이코가 되기 위해 고향을 떠나는 날의 마지막 식사로 키요의 할머니가 단팥죽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또한, 마이코를 그만두고 떠나는 동료에게 키요가 단팥죽을 만들어줍니다. 단팥죽 안에 하트 모양의 새알이 귀엽네요.

 

사진 아래쪽 오른쪽의 작은 샌드위치는 키요와 스미레 모두에게 의미가 있는 음식입니다. 샌드위치를 작게 자른 이유는 마이코들의 입술연지가 지워지지 않기 위함이며, 이곳에서는 마이코가 되면 먹는 상징적인 음식입니다. 스미레도 빨리 마이코가 되어 이 샌드위치를 먹고 싶어 합니다. 스미레가 마이코로 데뷔하는 날, 키요는 정성스레 작은 샌드위치를 만들고, 스미레가 행복하게 먹는 모습이 참 훈훈하였습니다. 

 

후기

일본 드라마 <마이코 행복한 밥상>을 보면서 초반에는 살짝 불편한 점도 있었습니다. 우선 마이코/게이코 문화가 많이 낯설었고,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를 가지 않고 마이코 교육을 받고, 십 대 나이에 집단 합숙소 생활을 하면서, 편의점도 못 가고, 스마트폰 이용도 금지하는 장면들이 시대와 안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마음이 따뜻해지는 잔잔한 드라마 연출과 키요의 음식 만드는 장면도 너무 좋았고, 결국은 행복을 위해 각자의 꿈을 찾아가는 두 소녀의 모습이 예뻤습니다. 

 

마이코 수업을 못 따라가서 쫓겨날 뻔했던 키요는, 아침 햇살에 비친 부엌 테이블을 보면서, 여기가 내가 있어야 할 장소라는 것을 느꼈다고 얘기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부엌에서 요리하는 자신이 행복하다고 하지요. 스미레에게는 마이코가 되어 춤을 추는 장소가 스미레가 있어야 할 곳이었고요.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도 각자에게 맞는 그런 운명의 장소를 늘 찾아 헤매는 듯합니다. 그런 장소를 찾았다면 행복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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